SK이노베이션이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을 생산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일 조인트벤처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관계자들은 두 회사가 조인트벤처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일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합작 공장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포드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인기 픽업트럭인 ‘F-150’과 승합차 ‘트랜짓’을 포함한 주요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순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머스탱 마크-E’를 판매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220억 달러(약 24조9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포드의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이제는 우리가 최신 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배터리셀 생산 관계를 보유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에 따라 포드가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비슷한 노선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을 파트너로 선택해 조인트벤처를 만든 뒤 오하이오·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상에 속도가 붙은 것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이 자사를 상대로 전기차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낸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의 배상금을 주기로 합의하면서다.
이 소송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미 조지아주에 건설 중이던 배터리셀 공장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 공장은 올해 말 완공 시 포드와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에 배터리셀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제2공장도 추가로 짓고 있다. 제2공장은 2023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18일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로운 배터리 생산시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 합의를 중재한 미 행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포드는 이번 양해각서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SK이노베이션이 소중한 공급업체라고만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고객과의 비밀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