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 때까지 먹이고 발가벗기고… 어린이집 학대 정황

입력 2021-05-20 05:19 수정 2021-05-20 10:08
KBS 뉴스 화면 캡처

서울 은평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신고는 학부모의 요청으로 CCTV를 확인하던 중 이를 함께 지켜본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은평구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2명이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교사 A씨는 어린이집에서 2, 3세 아이 14명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등 학대한 의혹을 받는다. 같은 반 교사 B씨는 이 같은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대 사실은 지난 11일 한 부모가 “선생님한테 맞았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아이들을 때리거나 음식을 토할 때까지 억지로 먹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변 실수를 한 아이를 발가벗겨 두거나 머리채를 잡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곤충 피규어를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의 옷 속에 피규어를 여러 개 집어넣어 괴롭히거나 여자아이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은 해당 교사들을 권고사직하고 지난 11일 원장이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CCTV 등을 확보해 실제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 뒤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은 서울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이 담당한다. 서부경찰서는 기초적인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뒤 이번 주 중 사건을 서울청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