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추돌사고를 낸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리지(본명 박수영·29)의 2년 전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고 사고까지 낸 그가 불과 2년 전에 음주운전을 ‘예비 살인’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지는 2019년 5월 공개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기본 도리에 어긋나는 모습을 절대 그대로 보지 못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특히 음주운전하는 제2의 살인자를 볼 때 가장 분노한다며 “음주운전 차량을 보면 돌이킬 수 없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바로 112에 신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음주운전을 할 기미가 보이면 “대리를 불러야 한다”고 잔소리를 한다며 자신이 직접 대리운전 회사에 전화해줄 때도 있다고 했다. 또 같은 술집의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려 하면 곧장 112에 신고를 한다고 말했다.
리지는 “내가 신고를 하면 경찰관이 운전자가 어디로 이동했느냐고 물어본다”며 “그럼 ‘어디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을 한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 잡혔는지 안 잡혔는지 모르지만 난 그대로 그들이 운전하게 놔두는 꼴을 못 본다”고 덧붙였다.
또 “어찌 보면 오지랖이 넓다고도 할 수 있는데 다른 무엇보다 화가 난다”면서 “대리비용 2만원이면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건데 그 몇 만원 때문에 술을 먹고 운전을 해서 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의 아까운 인생을 날리는 것도 한심하고 사고를 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너무 싫다”고 말했다.
리지는 지난 18일 오후 10시12분쯤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교차로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리지에게 음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사고 당시 리지는 차에 혼자 타고 있었으며 택시에도 운전자 외에 승객은 없었다. 두 명 모두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지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리지의 소속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발생해서는 안 될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된 행동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배우 본인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 중”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