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9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대권주자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이 미처 이루지 못한 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 축사에서 “노 대통령이 정치·선거 개혁을 통해 길을 열어줬다. 정치는 꿈도 꾸지 않던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왔다”며 “노 대통령이 꿈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공정한 사회와 함께 사는 세상 ‘대동세상’으로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연수원에서 현장 개업이 무서워서 돈도 경력도 없는데 먹고 살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노 대통령이 강연에 와서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는 명확한 지침을 주셨다”고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제가 거리 등으로 따지면 친노(친노무현계)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신이나 가치, 살아온 길로 보면 노 대통령과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메시지에 대해서는 “그 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5·18에 대해 나름 가진 것이 있을테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며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축사에서 “서울시청 앞에서 상주 역할을 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구호가 다시 생각난다”며 “12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노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꿈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아마 좀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셨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이뤄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노 전 대통령 죽음의 원인으로 검찰을 지목하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우리 국민에 힘이 되지 못하는 그런 조직이 돼 버렸다. 오늘 같은 날은 더더욱 검찰개혁에 대한 사명감과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이 지사와 정 전 총리 외에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우상호 박주민 김남국 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유 이사장은 “12년 동안 한 번도 꿈에서 노 대통령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 새벽 처음으로 긴 시간 꿈을 꿨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안아드리면서 깼다”며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