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mRNA 백신’은 언제쯤 나오나

입력 2021-05-20 01:49
코로나19 백신 그래픽. 국민일보DB

국내 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백신의 기반이 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 확보를 위해 협력에 나서고 있다. 그간 mRNA 백신을 수입하거나 위탁생산하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돼 왔으나 한편으로는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자체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방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 10여곳은 mRNA 백신 기술 개발과 생산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회의에 참여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mRNA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실무추진위’ 산하 mRNA 백신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국내 mRNA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며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mR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직접 바이러스를 주입하지 않고도 면역 반응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mRNA 백신은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단백질 조각 생성 방법을 세포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재 상용화된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두 종류가 있다.

다만 현재 국내에는 자체적으로 mRNA 백신을 개발해 임상 단계에 진입한 기업이 없는 상태다. 에스티팜 등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mRNA 기술을 일부 개발 및 보유하고 있으나 해외처럼 상용화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곳은 없다. 이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mRNA 자체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체적인 연구 개발이 가능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연구자들의 역량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현재로서는 대기업 수준의 투자 역량을 갖춘 곳이 거의 없어 자금 규모 등에서 차이가 크다”며 “미국 정부가 백신 개발에 대폭 투자해 백신 개발을 앞당겼듯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mRNA 백신 기술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국내 업계의 질적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상황에 따라 향후 백신을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 수도 있고 독감 등 기타 바이러스 예방 기능과 결합해 개발할 가능성도 있어, mRNA 기술을 마련해 백신을 개발하면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라도 장기적으로 바이오업계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