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분열된 팔레스타인을 하나로 모은 정치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역과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대규모 파업을 벌이고,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운동가들은 이날 오전 시민들에게 파업 동참을 촉구하며 출근을 거부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팔레스타인 시민, 활동가, 사업주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일부 지역에선 대중교통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셀콤은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서비스를 중단하며 파업에 동조했다.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출근하는 대신 광장으로 모였다. 시위대는 중앙광장에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총파업을 주도한 단체는 가자지구 공습을 중단하고, 아랍인 거주 마을 내 극우 유대인 집단과 경찰력을 즉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또 유대인 정착촌 확장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퇴거 조치 등 차별적 정책에도 항의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는 과격 시위대가 주요 도로에 불을 지르고 이스라엘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 총파업은 이스라엘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외부의 팔레스타인인들과 단결한 전례를 찾기 힘든 사례다.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 그 외 중동 지역 등 다양한 곳으로 흩어지면서 지리적으로 분열됐다. 흩어진 팔레스타인인 중 일부는 핍박을 받았고, 일부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 받으면서 정체성이 희석되는 등 사회적으로도 분열됐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동안 통합된 세력으로서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이런 측면에서 총파업은 분열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정치적으로 통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무소속 정치인 무스타파 바르구티는 이번 파업에 대해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인종차별 제도에 대항해 통일된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랍계 정당 하다쉬의 아이다 투마 술레이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아랍 국민들은 오늘 희망적인 투쟁에서 단결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