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와 2차 접종 때 서로 다른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안전하고 효과는 더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도 후속 발표를 주시하며 자체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백신 교차접종은 일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론”이라면서도 “다만 단기간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접종과 함께 과학적 검증을 받고 있어 새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국영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는 18~59세의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 67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화이자 백신의 교차접종 연구 결과를 지난 18일(현지시간) 내놨다. 450여명에겐 1차 접종일로부터 8~12주 후에 화이자 백신을 맞혔고 나머지는 비교를 위해 2차 접종 자체를 실시하지 않았다.
교차 접종한 대상자들의 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1회만 접종한 이들보다 30~40배 많은 항체가 관측됐다. 중화항체는 2차 접종 이후 7배나 늘어났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두 번 맞을 경우에는 이 수치가 2배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교차접종 이후 1.7%의 대상자가 두통, 근육통, 피로감을 느꼈다고도 전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혈전 위험을 이유로 지난달 11일 만 30세 미만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제한됐지만 이미 14만5000명가량이 1차 접종을 마친 뒤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1차 접종 당시 중증 부작용을 겪지 않았다면 2차 접종 때도 같은 제품을 맞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정부는 해외 후속 연구를 주시할 방침이다. 이탈리아에선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스푸트니크 V 백신의 교차접종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지난달 시작됐다. 영국은 교차접종 시 발열과 근육통이 더 자주 나타나지만 심각한 안전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차원의 자체 연구도 진행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 교차접종이 허용된다면 탄력적인 접종 계획이 가능해지고 접종동의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