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아치가 사라졌어요” 세계 누리꾼들 탄식

입력 2021-05-19 15:53
‘다윈의 아치’로 불려온 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의 기암이 자연침식으로 무너져내렸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다윈의 아치'가 붕괴된 모습. 에콰도르 환경부 페이스북.

에콰도르 환경부는 17일(현지시간) 두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윗부분이 사라진 채 덩그러니 두 개의 기둥만 남아있는 바위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다윈섬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던 자연 다리 ‘다윈의 아치’가 무너졌다”면서 “자연 침식의 결과일 것”이라고 전했다.

무너지기 전 다윈의 아치 모습. Dag Peak 촬영.

갈라파고스의 대표적인 명물로 꼽혀온 이곳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덕에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 명소로도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윈의 아치’라는 명칭은 19세기 생물학자 찰스 다윈에서 따왔다.

갈라파고스 보존 재단(GCT)의 젠 존스는 18일 영국 가디언에 “다윈의 아치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다”며 “이곳은 갈라파고스 제도의 상징이자, 지구상에서 야생동물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표식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윈의 아치가 무너진 것은 지구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곳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며 “침식과 같은 지질학적 과정을 막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우리는 이 섬의 소중한 해양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자연 다리가 사라졌다는 소식에 전 세계 누리꾼들은 아치가 사라지기 전 찍은 사진들을 올리며 저마다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 여행사는 “17일 오전 11시20분, 고객들 눈앞에서 다윈의 아치가 무너지는, 일생에 한 번뿐인 경험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남미 에콰도르 서쪽 해안에서 906㎞ 떨어진 태평양에 있다.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꼽힌다. 특히 다윈이 이곳에 서식하는 핀치새 연구를 통해 진화론의 영감을 받고 이론을 정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전 세계에서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그간 끊이지 않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