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명소 팔공산이 전국의 국립공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지정을 추진 중인 대구시와 경북도는 팔공산의 우수한 생태·문화 자원을 국립공원 승격의 근거로 삼을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19년~2021년 실시한 팔공산 자연자원조사 결과 팔공산에 5295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이는 2014년 조사 때 확인된 4739종보다 556종이 증가한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인 ‘붉은박쥐’ ‘매’와 Ⅱ급 ‘큰말똥가리’가 이번에 추가 확인되기도 했다.
팔공산의 생물종 수는 전국 국립공원들과 비교했을 때 6위에 해당한다. 전국 국립공원들 중 소백산의 서식 생물종 수가 5969종으로 다섯 번째로 많고 오대산이 5195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팔공산이 오대산보다 많다. 도시형 국립공원인 무등산(4081종), 북한산(4064종), 계룡산(3776종)과 비교했을 때도 팔공산의 생물자원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팔공산의 문화적 가치 역시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팔공산에서 국보, 보물, 유형문화재 등 91건의 지정 문화재가 확인됐는데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북한산국립공원(10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번 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얻는 분위기다. 팔공산의 뛰어난 자연환경이 국립공원 승격 지정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팔공산의 생태·문화적 가치가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팔공산의 대내외 인지도와 브랜드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팔공산은 경북 영천, 경산, 칠곡, 군위와 대구 동구에 걸쳐 있다. 현재 도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경북도(팔공산도립공원)와 대구시(팔공산자연공원)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최근 팔공산국립공원 승격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승격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