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이어진 이·팔 충돌에 213명 사망…61명은 아동

입력 2021-05-19 05:44 수정 2021-05-19 09:48
현지시각으로 지난 1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장애인보호 자선단체 ‘베히트 라히야’가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에 피격돼 환자 3명과 간호사 1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피격에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발견된 아동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긴급 이송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민간인 사망자 급증으로 거세진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9일째 무력 충돌을 이어갔다. 이날 한때 공격 빈도나 강도가 완화됐었지만 오후 들어 다시 격렬한 화력전이 펼쳐지면서 이스라엘 측에서 외국인 사망자도 나왔다.

현지시간으로 18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새벽 3시45분부터 전투기를 동원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전투기 60대를 동원해 30여분간 가자지구 내 65개의 목표물에 100여발의 정밀 유도 무기를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히다이 질베르만 준장은 “오늘 공격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대한 4번째 공습으로 15㎞가량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하마스와 연계 무장세력의 다연장 로켓포 발사대 10기를 추가로 무력화했다고 덧붙였다.




또 공습으로 이슬람 대학의 도서관과 교육센터 등이 입주한 가자지구의 6층짜리 빌딩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는 450채의 빌딩이 무너지거나 부서졌다고 유엔이 집계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가자지구 유일의 연구소 운영도 중단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하마스 측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와 박격포로 산발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저녁 7시부터 이날 아침 7시까지 12시간 동안 하마스 측이 쏜 로켓포가 90발이라고 집계했다.

낮에 로켓포 발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하마스는 오후 들어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박격포탄이 이스라엘 남부에 떨어지면서 공장에서 일하던 2명의 태국 국적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또 7명의 다른 태국인 노동자와 가자지구 구호 물품을 운반하던 19세의 이스라엘 군인이 다쳤다. 부상자 중 4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홍보 채널을 통해 이번 공격의 성과를 자랑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영토 내에서 발생한 누적 사망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213명, 부상자는 1422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 61명은 아동, 36명은 여성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또는 연계 무장단체 대원 15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구호 물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카렘 샬롬 검문소를 개방했다. 유엔 추산 5만2000명에 달하는 피란민을 위한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측의 박격포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곧바로 검문소를 폐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적들은 우리를 공격한 행위에 대해 치른 대가를 보고 있다”며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도 “완전하고 장기적인 안정이 확보될 때까지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와중에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쯤 레바논에서 북부 갈릴리를 겨냥해 6발의 로켓포가 발사됐으나 국경을 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야포를 동원해 응사했으며 피해 발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요르단 국경 쪽에서는 하마스 소유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격추됐다. 이집트가 구체적인 휴전 제안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채널 12 방송은 이집트가 20일 오전 6시를 기해 휴전에 돌입할 것을 양측에 제안하고 하마스가 수용했지만, 이스라엘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