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을 보장하는 마법의 일곱 글자가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 시작 1분 만에 품절되기도 하고, 대규모 물량이 일주일 만에 구할 수 없게 된다. 유통·식품·외식·패션업계 기업들이 너도나도 꺼내든 완판 아이템, ‘한정판 캠핑 굿즈(증정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캠핑 인구가 크게 늘면서 ‘캠핑 굿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잇따른 완판 행렬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SSG닷컴에서 지난 13일 처음 판매한 여름 e-프리퀀시 증정품 3종(폴딩 카트, 쿨러 박스, 랜턴)은 ‘스타벅스 굿즈 대란’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SSG닷컴에서 오전 10시부터 판매가 시작됐는데 5분쯤 지나자 접속장애가 발생했고, 1시간여 만에 판매가 종료됐다.
SSG닷컴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보다 동시접속자 수가 10배 정도 늘었다. 어느 정도 대비는 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곳곳에서 40~50분 정도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오는 20일과 27일 스타벅스 프리퀀시 제품을 다시 판매한다.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캠핑용 굿즈는 폴딩 테이블(접이식 탁자), 폴딩 카트, 쿨러 박스, 보냉백, 캠핑 의자, 캠핑 랜턴 등이다. 지난해 스타벅스 프리퀀시 증정품인 ‘레디백’이 ‘대란’을 몰고 오면서 외식업계는 물론 식품, 유통, 패션업계에서까지 캠핑 굿즈를 이용한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CJ푸드빌이 지난 10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빕스 대표 제품을 사면 노르디스크 보냉백을 증정하는 행사는 판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노르디스크는 덴마크에서 시작된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다.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CJ푸드빌도 재판매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도 노르디스크와 협업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파리바게뜨 제품 교환권이 포함된 노르디스크 쿨러백을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해피오더 앱을 통해 예약 판매한다. 파리바게뜨는 노르디스크 컬래버레이션(협업) 시리즈 캠핑 굿즈들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명 캠핑·아웃도어 브랜드와 협업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기업 중 하나는 롯데제과다. 롯데제과는 스낵 브랜드 ‘에어베이크드’를 사면 미국 캠핑 브랜드 첨스의 캠핑용 멀티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시작해 6일 만에 준비한 물량의 90% 이상이 소진됐다.
한정판 굿즈가 나오면 소비자들은 본 상품보다 굿즈 때문에 구매 행렬에 동참하는 일이 흔하다. 이모(42)씨는 “첨스 멀티백 때문에 에어베이크드 제품을 샀다”며 “같이 그 제품을 산 주변 지인들과 멀티백을 샀더니 과자가 왔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캠핑 상품은 패션업계에도 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키츠네가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 헬리녹스와 협업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메종키츠네×헬리녹스 컬렉션’(의자, 테이블, 그늘막, 침대 등 4가지 상품으로 구성)이다. 지난 12일 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 SSF샵을 통해 사전 주문을 받았는데,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틀 뒤 SSF샵에서 추첨 방식으로 구매자를 선정할 때도 수천명이 몰렸다.
한정판 캠핑 굿즈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캠핑 인구는 600만명에 이르렀고, 코로나19 장기화로 규모가 훨씬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잦아들어도 캠핑 인구가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며 “캠핑을 즐기지 않아도 기분을 내기에 좋은 아이템들이라 캠핑 굿즈 협업 제품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