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5·18 정신’의 계승을 외쳤다.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여야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페이스북에 “우리는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며 “오월 광주와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관련 진상규명을 강조하면서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지도부도 저마다 메시지를 내고 ‘오월의 광주’를 추모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광주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하나의 민주공화국으로 통합하는 정신으로 승화했다”며 “(이제는) 미얀마를 지원함으로써 세계적인 민주주의 정신으로 승화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오전 광주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과 주먹밥 조찬을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민주 영령의 넋을 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여당 대권주자들의 메시지는 방점이 서로 다른 곳에 찍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가폭력범죄는 반드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오늘의 광주항쟁은 검찰개혁이자 언론개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5·18 메시지를 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비판도 나왔다. 대권 도전을 시사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보수언론과 합세해 5·18 정신을 운운하며 문재인정부를 우회 비판하는데, 배은망덕”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훨씬 적극적으로 ‘호남 구애’에 나섰다. 5·18 기념식에 야당 대표로 참석한 김 권한대행은 “희생 당하고 아픔 당하고 계신 많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그분(희생자)들의 정신을 잘 이어가면서 통합과 상생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는 게 그분들의 뜻을 잘 받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김은혜 의원도 전날 “5·18 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언젠가 헌법을 개정하게 된다면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41주년 5·18 기념식은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렸다. ‘우리들의 오월’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 및 가족 등 99명만 참석했다. 여야 대권주자들은 인원 제한 정책에 따라 개별적으로 묘역을 참배했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이땅의 민주주의를 누리는 우리 모두는 광주에 빚진 사람들”이라며 “화해와 용서는 진상규명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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