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급식’ 정상이라던 국방부, 이틀 뒤 내놓은 해명

입력 2021-05-18 16:16
국방부 직할 계룡대 예하 부대의 격리장병들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됐다는 제보 사진(왼쪽)과 국방부가 1차 조사 이후 '정상 급식'이었다는 해명과 함께 올린 도시락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격리장병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됐다는 폭로에 “정상적으로 제공됐다”고 해명했던 국방부가 이틀 만에 말을 바꿔 부실 급식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명확한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최근 들어 여러 군부대의 부실 급식 폭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섣부른 해명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부대에서 도시락을 배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메뉴가 빠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문제가 불거진 계룡대 근무지원단 예하 3개 부대의 1인 격리자 8명에 대해서만 1차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정상 급식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페이스북에 공식 해명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1인 격리자 외에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장병이 100여명이 추가로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방부가 이들 격리장병들에게 제공된 급식을 추가로 확인한 결과 제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부 대변인은 “코호트 격리자들은 병사식당을 일반장병과 분리해서 식사를 제공해 왔었다”며 “1차 조사에서는 도시락 사진이 제보에 올라왔기 때문에 1인 격리하는 병사들에 대해서만 도시락을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부실 급식 폭로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번 부실 급식 폭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를 통해 이뤄졌다. 육대전에는 계룡대 예하 부대에서 쌀밥과 볶음김치, 김, 건더기 없는 오징어 국 등이 격리장병들에게 제공됐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국방부는 폭로 이후 곧장 해명에 나섰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대대)에 총 8명의 격리장병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배식하기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촬영된 사진을 확인 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지난 26일 부실 급식 폭로 이후 1차 조사를 거쳐 도시락이 '정상 제공됐다'고 올린 해명 글.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이후에도 국방부가 거짓 해명을 늘어놓는다며 추가 제보가 올라오는 등 부실 급식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국방부의 성급한 해명과는 달리 추가 조사를 통해 폭로 내용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번 부실 급식 폭로와 관련해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문책성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