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현수막이 대구·광주 시청사에 동시에 내걸린 이유는...’
달빛동맹으로 굳은 우의를 다져온 대구·광주가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 기념·추모에 손을 맞잡았다.
18일 대구시·광주시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날 오전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제41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재선인 권 시장은 2014년 취임 이후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2018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5·18 기념식을 위해 광주를 찾았다. 올해로 6번째다.
대구시청사 외벽에는 최근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맞추다’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주시청사에 게시된 현수막과 똑같다.
권 시장은 2019년 2월 당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망언’을 했을 때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 5·18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렸다”며 “같은 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광주시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5월 기념행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활발하다. 대구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가 지난 15일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돌아보고 합동 참배와 함께 묘역을 순례했다. 대구시민도 이제 5·18을 안다는 의미의 이른바 ‘5·18 역사기행’이다.
대구시 후원을 받아 지난 10일 개막한 ‘5·18 거리사진전’은 오는 21일까지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다.
18일에는 ’5·18 정신 계승! 역사 왜곡, 폄훼 규탄 대구 시민대회‘가 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민주광장에서 개최됐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는 동서화합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2013년 3월 달구벌과 빛고을의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을 맺은 이후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부족한 병상을 서로 먼저 내주는 ‘병상 연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간 올바른 협력모델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광주시 역시 2019년 대구 2·2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228번 시내버스를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2·28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라는 문구를 시내버스 전면에 부착해 두 도시가 민주화에 앞장선 도시라는 정서적 연대감을 공유하고 있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대구지역 8개 고교 학생들이 부패·독재에 맞선 민주화운동이다. 4·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화답한 대구 도심에도 현재 5·18을 상징하는 518번 시내버스 17대가 운행 중이다. 시내버스에는 ‘달빛동맹으로 상생·협력하는 대구·광주, 평화로 하나 되는 5·18 민주화운동’ , ‘ 2·28과 5·18로 하나 되는 대구·광주’라는 문구를 부착돼 있다.
앞서 지난 2월 대구 2·2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다녀온 이용섭 광주시장은 오는 26일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국회에서 2038년 제23회 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추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 달빛내륙철도 등 사회기반시설과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전 등을 통해 두 도시가 실질적 동반성장과 함께 달빛동맹의 결실을 거두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