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협, 노숙인 격리자를 위해 공동격리실로 호텔임대

입력 2021-05-18 08:45


전국노숙인시설협회(회장 이준모 목사, 이하 ‘전노협’)는 코로나19로 인한 노숙인 격리를 돕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격리실을 마련해 문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마련한 시설은 전노협 산하 80여 사회복지시설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거리)노숙인을 위한 격리실로 사용된다.

전노협은 서울시와 1차례 회의를 열고, 확진자외(外) 코로나 검사후 거처할 곳이 없는 거리노숙인을 비롯 시설에서 추천한 노숙인을 위해 일시 보호를 담당하기로 했다.

입소를 희망하는 노숙인은 반드시 코로나 감염여부 검사를 필한 후 거리노숙인의 경우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서 추천하고, 시설 입소자인 경우는 쉼터에서 추천해 입소할 수 있다.

유사시 코로나19 전염병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대비로서 역할도 염두해 두고 문을 연 것이다.

전노협 산하 전국 조직과 연계해 격리실에 대한 연구와 교육, 훈련 장소로 사용하는 등 유사시 전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전노협은 전문가를 포함한 운영위원회 설치해 지속적인 자문을 받는 등 운영의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노협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특히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600~700명 규모로 확산됨에 따라 전노협은 코로나 여파로 인하여 문을 닫은 호텔을 임대해 5월부터 6개월동안 쉼터를 찾는 노숙인 뿐만 아니라 거리노숙인 중 코로나 확진자를 제외하고 격리를 필요로 하는 노숙인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

그동안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최근 서울역 거리노숙인에게 집단감염이 발생하여 위기상황에 직면한 적도 있었지만, 거리노숙인을 위한 ‘전담자가격리시설’이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각 쉼터에 입소하려는 노숙인의 경우 자가 격리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개별 쉼터가 공간 마련이 여의치 않아 쉼터마다 입소자가 급증하는 경우 거부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예비단계로 준비하는 경향도 크다. 또한 쉼터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격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조치로 각 쉼터가 운용하는 격리실이 협소해 입소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노협이 운영하는 격리실은 노숙인 시설에서 추천하면 입소가 가능한데, 코로나 검사를 한 이로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으로 제한하고, 시설에서 공문과 초기 상담 내용을 보내 오는 경우 적극 검토하여 입소하게 된다. 코로나 확진자와 밀착 접촉해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는 서울시가 마련한 격리실로 보내지며, 격리후 자활과 연계하기 위해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격리실은 지난 4월 호텔측과 협의해 임대계약을 마쳤다. 내부 소독과 점검을 마치고, 1인 1실로 준비해 오픈했다.

이를 위해 상시근로자 3명을 배치했다. 서울시, 보건소 등 네트워크 점검과 아울러 전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노숙인 감염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전국의 시설들과 협조해 훈련과정, 교육과정도 병행할 예정이다.

전노협 회장인 이준모 목사는 “지난 서울역에서의 노숙인 집단감염이후 노숙인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시설에 입소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며 “각 시설마다 입소를 꺼리는 경향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공동의 격리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격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설치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앞으로 거리노숙인이나 쉼터에서 격리가 필요할 경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필품이나 후원물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로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