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어머니가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손씨 모친은 17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손씨와 친구 A씨의 관계에 대해 “의대 동기 7명 그룹이 있는데 아이들끼리 해외여행도 몇 번 같이 가고 친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손씨 모친에 따르면 손씨와 A씨는 2019년 중앙대에 입학하면서 친해졌다. 손씨 모친은 A씨의 어머니와도 자주 교류했던 사이고, 손씨 사고 전 주에도 만났다.
손씨 모친은 손씨가 실종된 날 A씨 어머니가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이 가장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손씨 모친은 “(A씨 어머니와)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 못 할 사이가 아니다. (새벽) 3시30분에 아이 전화를 받았으면 저에게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다. 너무 이상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도 실종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는 (새벽) 3시37분에 A가 전화했단 얘기를 숨겼다. 그때 연락만 해줬어도 정민이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손씨 모친은 A씨 가족이 사건 발생 2시간 뒤에 연락한 것에 대해 “4시30분에 A씨가 귀가한 후, 자기들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저한테 전화하면서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자기들끼리 와서 20~30분 동안 뭘 했을까. 그 후에 우리한테 전화했다는 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의 휴대전화 분실과 관련해서는 “한강에 버리거나 잃어버렸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진 보면 그렇게 야무지게 자기 짐 다 싸고 갈 준비를 한 아이가 자기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 집안이 권력기관과 연관돼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다. 그냥 그 변호인이 A의 아버지, 작은아버지와 친분이 있어서 사건을 맡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 집은 그저 아버지가 의사이고 아들이 의대생인, 보통의 의사 집안이다. 어머니는 전업주부다. 더 정확히는 잘 모른다”라고 언급했다.
손씨 모친은 ‘A씨가 진심으로 사죄하면 용서하겠느냐’는 질문에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부검까지 해야 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곁에 있던 부친 손현씨도 “아들이 쓰러져 있는 그 사진을 보고 용서할 수 있는 부모가 있겠습니까”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손씨 모친은 “우리에게 정민이가 전부였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마음 놓고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다 이제 뭔가 좀 알고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 고생만 하다 간 것 같아 아이가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이날 A씨 측은 첫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의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손씨 부친은 “기존과 특별히 다른 입장은 없고 경찰 조사와 비슷한 내용으로 말을 맞춘 것 같다”며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A씨 측이 경찰 조사 결과를 낙관하고 있는 듯한 생각도 든다”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