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그앙 지롱댕 보르도의 스트라이커 황의조(29)가 시즌 리그 12호골 득점에 성공하며 박주영(36·서울)이 AS 모나코 시절 달성한 한국인 리그앙 역대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의조는 17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랑스와의 리그앙 3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2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황의조의 활약 속에 보르도는 랑스를 3대 0으로 눌렀다.
이날 골로 황의조는 박주영과 한국인 리그앙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에서 동률을 이뤘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하기 직전 시즌인 2010-2011 시즌 AS 모나코 소속으로 12골을 넣었다. 지난달 12일 생테티엔전에서 득점하며 이 부문 2위 권창훈(11골·당시 디종)을 따라 잡았던 황의조는 결국 박주영의 기록까지 도달했다.
아직 38라운드 한 경기가 남아 박주영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황의조는 ‘몰아넣기’에 능하다. 황의조는 지난 3월 14일부터 4월 11일까지 4경기에서 5골을 폭격했다. 16골로 자신의 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운 2018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감바 오사카 시절엔 3달에 걸쳐 7경기 7골을 기록한 적도 있다.
마지막 38라운드에 팀의 운명이 걸려 있단 점도 황의조의 득점이 절실한 이유다.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를 기록한 보르도는 승점 42(12승6무9패)로 14위에 위치해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8위 낭트(승점 40·9승13무15패)와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해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보르도는 잔류를 확정짓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 상대는 13위 스타드 랭스(승점 42·9승15무13패)다. 랭스는 최근 5경기 2무3패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컨디션에 따라 황의조가 득점에 성공해 대기록을 작성하고 팀 잔류를 이끄는 그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컨디션은 문제다. 황의조는 이날 후반 중반 몸에 불편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 후반 21분 세쿠 마라와 교체돼 그라운드에서 나갔다. 24일 열릴 38라운드 경기 전까지 완전한 몸 상태로 회복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2019-2020시즌 보르도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6골(2도움)을 기록하며 적응기를 가졌다. 하지만 올 시즌 익숙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 자주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프랑스 무대 두 번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황의조의 거취에 대해 점차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리그앙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 주목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으로 가에탕 라보르드(몽펠리에) 루도빅 블라스(낭트) 부바카르 카마라(마르세유) 테렘 모피(로리앙)와 함께 황의조를 꼽았다. 그러면서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라며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22경기에서 11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의 계약 기간은 2023년 6월까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