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왕위 계승자인 찰스 윈저(72) 왕세자가 즉위 후 버킹엄궁 등 왕실 건물을 대중에 더 많이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더타임스의 주말판 선데이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찰스 왕세자가 코로나19 이후 자신이 즉위하면 버킹엄궁과 윈저성, 왕가 거주지인 샌드링엄과 클래런스 하우스 등을 더 오랜 시간 개방하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건재한 만큼 즉위 이후에 대한 언급을 꺼렸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선데이타임스는 “찰스 왕세자는 여왕이 없을 때 스테이트룸과 정원만 개방하던 버킹엄궁과 별장인 윈저성, 발모랄성에 대한 개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여왕과 왕세자의 거처인 샌드링엄과 클래런스 하우스는 연중 상시 개방하는 방안이 함께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재혼한 카밀라 파커 볼스와 윌리엄 왕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과도 개방 문제를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관계자는 “여왕도 개방 확대 계획을 알고 있다”면서 “찰스 왕세자는 윈저 왕가가 계속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궁전을 찾길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방이 왕실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해 3830만 파운드(609억원) 수준인 왕실 유지비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윈저 왕가의 부동산 수익으로 유지비를 일부 충당하고 있지만 국민 세금이 가장 많이 쓰여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선데이타임스는 “건물 개방 시간과 범위가 늘어나면 자체 수입이 늘어나 비판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