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원주 아카데미극장…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21-05-17 13:53
국내에서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단관극장 가운데 최고령인 원주 아카데미 극장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원주시 제공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강원도 원주시 17일 오전 시청 다목적홀에서 ‘아카데미극장 매입, 시민문화공간 조성 방안’을 밝혔다.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 원주에서 문을 열었다. 1990년대까지 원주에선 아카데미를 비롯해 원주극장, 시공관, 문화극장, 군인극장 등 5개의 단관극장이 성업했다. 단관극장은 영화 스크린이 하나인 영화관을 뜻한다. 이들 극장은 2005년 원주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다음 해에 대부분 문을 닫았다.

원주극장과 시공관이 2008년 가장 먼저 철거됐고, 800석 규모로 가장 규모가 컸던 문화극장도 2015년 사라졌다. 군인극장은 1996년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현재 아카데미극장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아카데미극장은 2006년 폐관 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청 근대 역사문화 공간 활성화 공모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지역사회에선 지역 문화유산인 극장 보존을 위한 성금 모금, 성명 발표, 문화 활동 등을 통해 극장을 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내부 상영관 모습.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제공

시는 시 예산으로 극장 건물을 매입하고, 도비 확보를 통해 극장 리모델링을, 주차장 매입은 국비 지원을 받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에는 극장과 주차장 매입비 70억원, 극장 리모델링 비용 30억원 등 1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카데미극장은 국내에서 원형이 보존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다. 시는 아카데미극장이 단관극장의 외형을 유지한 데다 영사기, 스크린, 관람석, 매표소 등 내부시설과 설비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매입 후 상영관과 공연장, 전시실 등을 갖춘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극장 주차장 부지는 중앙동 도시 재생 사업비로 매입할 방침이다. 그 자리에 북카페와 일자리지원센터, 전시체험관, 동아리방,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문화공유플랫폼’을 신축하기로 했다.

시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아카데미극장 보존‧활용과 중앙동 도시 재생사업 간 연계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민에게 매우 특별한 소중한 추억과 역사가 담긴 공간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 협력해 시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