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이건희 박물관·미술관’ 유치에 나선다.
17일 경주시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2만3000점의 문화재 및 근현대 미술품 전시공간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부지제공, 건축비 분담 등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한 해 평균 15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일 뿐 아니라, 신라 천년고도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민족예술의 발상지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된 2만1600여점의 고미술품 중 신라 관련 유물도 상당수 있어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또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손일봉, 김만술 등이 후학을 양성했던 국내 첫 예술전문대학인 ‘경주예술학교’가 있던 곳이라 것도 강조한다.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알천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공간과 경주역사 이전부지, 구 시청사 부지, 황성공원, 보문관광단지 내 육부촌, 경주엑스포대공원 등 유휴 부지도 충분하다.
고 이병철 회장과 경주와의 남다른 인연도 명분으로 작용한다. 그는 경주이씨 판정공파 중앙종친회장을 맡았고 경주 동천동 소재 경주이씨 제실 앞에는 그가 친필로 직접 쓰고 희사한 ‘경모비’가 있다.
시는 경주이씨 종친회와 손잡고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 측에 뜻을 전할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건립돼야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