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입방정’에 테슬라 불매 확산…전기차 1위 내놓나

입력 2021-05-17 12:05 수정 2021-05-17 13:15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연일 가상화폐 관련 트윗을 올려 시장을 쥐락펴락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본격 확산하고 있다. 이 불매운동의 여파가 실제 테슬라 차량의 판매 감소로 이어져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매 1위 타이틀을 내려놓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17일 머스크의 SNS 활동이 잦은 트위터에서는 테슬라 불매운동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테슬라를 사지 말자는 의미로 ‘#dontbuytesla’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구매 예약했던 테슬라 차량을 취소했다는 인증글을 올리며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소비자들이 17일 트위터에서 테슬라 차량을 사지 말자는 의미로 ‘#dontbuytesla’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 캡처

온라인상에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확산한 건 최근 머스크가 가상화폐 관련 언급을 하면서 변덕스러운 태도를 일삼아서다. 머스크가 한마디를 꺼낼 때마다 가상화폐 시장은 거래액이 널뛰기하며 요동을 치는 형국이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테슬라 전기차 구매에 도입했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한 달 만에 갑자기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기 소모량이 커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자책할 것이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 누리꾼의 트윗에 일론 머스크가 “정말이다(Indeed)”라고 단 댓글. 트위터 캡처

그간 머스크는 테슬라에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지코인을 띄우며 코인 광풍을 주도해 왔던 터라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비판을 받게 됐다. 다만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런데 이날 머스크는 또 한 번 입장을 바꿨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자책할 것이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 누리꾼의 트윗에 머스크가 “정말이다(Indeed)”라는 댓글을 단 것이다.

테슬라 모델Y. 윤성호 기자

‘머스크 리스크’에 휩싸인 테슬라는 이제 글로벌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했으나 2분기 이후부터는 선두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올 초 테슬라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테슬라 차량은 총 49만9550대가 판매됐다. 전 세계 전기차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도 18만4500대를 팔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시장 점유율은 25%를 달성했다.

2021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매량 순위. EV세일즈

테슬라는 불매운동 여파가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이어 전 세계로 확산할 위기에 놓였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 4월 중국 판매량은 2만5845대로 전달(3만5478대)보다 27%나 급감했다. 상하이모터쇼에서 발생한 한 테슬라 차주의 항의 시위로 불매 여론이 조성된 결과였다. 지난해 연간 테슬라 판매량의 30%가량은 중국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