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80대 남성이 하루에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접종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차 접종 후 드물게 노인들의 사망이 발생하고 있으나 방역당국은 백신을 맞은 명단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불과 30분 사이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남성은 폐렴 증상과 염증 수치 상승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17일 광주 서구보건소에 따르면 광주 서구 A씨(85)는 지난달 28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연이어 두 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7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고, 2차 접종 일인 지난달 28일 오전 9시 55분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30여 분 후인 10시 23분 또다시 접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치매를 앓는 A씨는 2차 접종을 마치고 접종센터를 나섰다가 자신이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다시 접종을 받기 위해 접종센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서구보건소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접종력(接種歷)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신원확인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구보건소는 A씨를 과용량 접종자로 분류한 뒤 7일간 이상징후 등을 관찰했으나 그동안 별다른 이상증세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폐렴 증상과 염증 수치 증가, 혈전 등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구청 직원의 업무처리가 미숙해 접종 대상자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A씨의 증상발현과 2차 백신 중복 접종과의 인과성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