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내 교도소에서 50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60여명이 한방을 사용하는 등 포화 상태라는 비판을 받아온 교도소 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방콕포스트는 방콕 내 교도소 3곳에서 15일 단 하루에만 121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교도소 내 누적 환자 수는 4931명이 됐다. 앞서 당국은 지난 12일 방콕교도소와 중앙여성교정시설에서 각각 1795명과 104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히며 4월 이후 진행한 관련 검사를 통해 나온 수치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교도소 내 감염 상황을 두고 교정당국과 대중 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당국의 확진자 수 첫 발표 시점이 갈등의 시작이다.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유명 반정부 인사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22)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밝힌 이후였는데, 수천명에 이르는 확진자 수를 여태 숨기고 있던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당국은 파누사야가 수감 중 받은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교도소 안이 아닌 재판정 등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이어 “새로 수감되는 이들은 21일간 격리해 음성 판정이 내려지면 수감동으로 옮겨진다”며 “모든 재소자를 상대로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염병 확산의 주요 원인인 교도소 포화 상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예방 조치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콕교도소에 세 차례나 수감됐던 기업인 겸 정치인 추윗 까몬위싯도 최근 페이스북에 수감 당시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같은 우려를 표했다.
추윗은 “교도소에서는 모두가 같이 먹고 목욕한다.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하루 15시간을 다른 재소자 옆에 누워 지낸다”며 “보통 방 하나 크기는 4×10m다. 많을 때는 이곳에서 60~70명이 지낸다”고 설명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방콕교도소는 지난 5일 기준 3238명이 수감돼 있으며 2997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상태다. 태국 전역의 교도소 및 구치소 143곳에는 31만명가량이 머물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