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에 출전한 미얀마 대표가 무대 위에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진행 중인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 중인 미얀마 대표 투자 윈 릿(22)의 사연을 소개했다. 투자는 본선에 앞서 지난 13일에 현지 하드록 호텔에서 열린 전통의상 경연 도중 관객들에게 ‘미얀마를 위해 기도를’이라는 글이 적힌 팻말을 펼쳐 보였다.
투자가 팻말을 접은 뒤 전통 방식으로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하자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응원했다. 이스트 양곤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투자는 미얀마에서는 모델로 활동하는 유명인사다. 쿠데타가 일어난 뒤 시위에 참여하고, 페이스북에 군부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올리는 등 꾸준하게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그는 군부가 자신의 이름을 출국금지자 명단에 올려놓았을지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투자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양곤공항에서 출입국 사무소를 통과할 때도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2015년 미얀마에서 민주화가 이뤄지기 전 군부독재 시절을 기억하는 투자는 미얀마 사회가 과거로 회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는 “미얀마 국민도 인터넷 덕분에 바깥세상을 알고 있다”면서 “지난 5년간 자유를 누리면서 살았는데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에 출전한 미스 미얀마 한 레이도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에 출전한 미얀마 대표 한 레이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얀마의 많은 사람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며 “우리 국민을 도와 달라”고 언급했다.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은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한 국제 미인대회다. 미스 유니버스·미스 월드·미스 어스 등과 함께 주요 세계 미인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대회에는 63개국 대표들이 참가했으며, 미얀마에서는 양곤대 심리학과 학생인 한 레이가 출전했다. 한 레이는 “양곤대 학생들도 군부에 구금됐다. 지금 미얀마에는 자유가 없다”며 “나는 미얀마 대표로서 전쟁과 폭력을 멈춰 달라고 말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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