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이 한국언론학회 강연에서 부적절한 표현 사용을 사과한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MBC 맛 간 지 오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배 의원은 MBC 아나운서 출신이다.
배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장의 실수로 ‘MBC 맛 간 지 오래’라는 회사에 모욕이 될 말들만 잔뜩 초래했다”며 “맥락의 오해라고 본인 페이스북에 해명했는데 대형 언론사 사장이 술 한 말 마시고 이불 속에서나 할 마음의 속말을 공적 자리에서 분별없이 뱉어 논란을 자초하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말씀 조심해야지”라고 꼬집은 그는 “뒤늦게라도 사과했으니 잘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지난 14일 한국언론학회 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정파적 이해관계나 젠더에 따라 갈등이 있는데 그걸 무비판적으로 똑같이 중계하는 게 공영방송의 역할인가”라며 “예를 들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검찰 개혁 집회와 광화문에서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를 1대 1로 보도하면서 민심이 찢겼다고 보도하는 게 제대로 된 공영방송인가”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발언은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폄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광화문 집회가 약간 맛이 간 것이라면 ‘딱 봐도 100만’은 완전 맛이 간 것 아니냐”며 “방법과 방향이 달라도 나라 잘되자고 나선 다 같은 우리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박 사장이 지난 2019년 MBC 보도국장 재직 시절 했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박 사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서초동 검찰 개혁 집회 인원을 ‘딱 봐도 100만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나 일반적인 보수 집회’를 지칭한 것이 아니었다”며 “제 의도와는 다르게 일부 적절치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인정한다. 아무쪼록 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 달라”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