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만리장성이 북한 일대까지 뻗어있는 지도가 세계 유명 세계사 교과서에 실린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최근 돌링 킨더슬리(DK), 글렌코, 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맥두걸 리틀, 옥스퍼드, 피어슨 롱맨, 프렌티스홀 등 출판사가 발행한 ‘세계 역사’ 교과서 40권을 입수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이 가운데 4권만이 지도에서 만리장성의 위치와 길이를 정확히 그렸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은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성 산하이관이다.
그러나 교과서 7권은 만리장성을 북한 평안북도, 평안남도까지 그려 넣었다. 나머지 29권은 신의주와 압록강까지 만리장성을 표시했다. 앞서 중국 사회과학원은 2002~2007년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하는 동북 공정 사업을 펼쳤다.
중국은 이를 위해 2000년대 중반 만리장성 길이를 6000㎞로 발표했지만, 동북공정 이후 2009년 8851㎞, 2012년에는 고구려와 발해가 쌓은 성까지 포함해 2만 1196.18㎞로 길이를 늘였다. 압록강 인근의 고구려 성인 ‘박작성’의 흔적을 없애고, 그곳에 후산산청을 쌓고는 만리장성이라 우기는 것이다.
반크는 이에 대해 “이런 동북공정의 영향으로 세계사 교과서에서 왜곡된 역사가 반영되고 있다”며 “지금 막지 못하면 고구려 역사는 중국의 역사로 둔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더 있었다. 만리장성의 위치를 한반도 안까지 그린 ‘세계 역사’ 교과서 36권이 고구려 시기 영토 대부분을 중국의 한(漢) 왕조 땅으로 표시하고 있다.
박기태 단장은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은 날조된 교과서 속 세계지도를 통해 고구려 역사가 중국 역사로 둔갑하고 있다”며 “세계 청소년들이 이런 역사를 배우기 전에 시급히 시정 작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