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참가 중인 한국 피아니스트 김수연(27·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석사)이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막을 내린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몬트리올 콩쿠르가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형식인 ‘온라인 콩쿠르’로 치러진 덕분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해 5년 만에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김수연은 10~15일 열리는 준결선에 진출해 12일 연주를 마친 상태다. 결승 발표는 준결선이 끝나는 15일 이뤄진다. 김수연은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으로 3만 캐나다 달러(2800만원)의 상금을 비롯해 음반 제작(스타인웨이앤드선스 레이블)과 공연 지원금 등 총 15만 캐나다 달러(1억4000만원)에 준하는 수상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몬트리올 심포니와의 협연과 북미 투어 기회 역시 받게 된다.
김수연은 몬트리올 콩쿠르 측과 온라인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영상을 녹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관객 없이 연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이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주했다”면서 “좋은 장비의 덕을 본 것도 같다”고 겸손해 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문화행사 중 하나인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는 2002년 성악 부문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성악,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이 번갈아 가며 매년 개최된다. 역대 수상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2006년 1위), 최예은(2006년 2위), 김봄소리(2016년 2위)를 비롯해 테너 김건우(2015년 1위), 소프라노 박혜상(2015년 2위) 등이 있다.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는 올해 피아노 부문을 대상으로 2021년 4월 26일부터 5월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11국의 본선 진출자 27명이 사전 녹화한 연주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출한 뒤 심사위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서 평가했다. 과거에는 최종 결선에서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이마저 없앴다. 준결선에서는 중간에 끊지 않고 45분간 연주한 피아노 독주 영상을 제출하고, 마찬가지로 결선에서도 1시간 안팎의 영상을 제출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