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9)의 ‘역대급 시즌’이 이제 3경기 남았다. 해당 기간 동안 손흥민이 어떤 새로운 기록을 더 써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EPL 36라운드 울버햄튼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는 현재 7위(승점 56)에 그치고 있는 토트넘의 유럽대회 출전을 위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 순위인 4위 안에 드는 건 이미 자력으로 힘들어졌다. 전 경기를 승리한 뒤 첼시(4위·승점 64)가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을 기다려야 한다.
다만 유로파리그는 리버풀(5위·승점 60) 웨스트햄 유나이티드(6위·승점 58)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아직 가능성이 충분하다. 손흥민의 발 끝에서 팀의 차기 시즌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이유다.
손흥민은 올 시즌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35라운드 경기에서 올 시즌 리그 17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68)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넣은 유럽 리그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남은 3경기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개인 타이틀도 기대해볼만 하다. 손흥민은 현재 득점에서 3위(17골)에 올라있다. 득점 공동 선두인 팀 동료 해리 케인과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21골을 넣고 있어 산술적으로 득점왕은 힘들어진 상황이지만, 매 경기 활약해 둘과의 격차를 줄여나간다면 시즌 마지막 경기에 어떤 결과가 펼쳐질진 알 수 없다. 손흥민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넣고 있을 정도로 득점에 물이 올라 있다.
도움왕 타이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현재 도움 1위는 케인(13개). 2위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11개)다. 손흥민도 현재 도움 10개를 올리고 있어, 남은 3경기 양상에 따라 개인 최고 순위를 경신할 수 있다.
케인과의 ‘합작골’ 기록도 관심사다. 두 콤비는 올 시즌 14골을 합작해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당시 블랙번 로버스)이 세웠던 기록(13골)을 넘어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작성했다. 이제 남은 건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이다. 이 기록은 첼시 시절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록바 콤비가 작성한 36골인데, 손흥민-케인(34골)은 이제 2골만 더 합작하면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토트넘의 부진한 성적 탓에 케인 이적설이 돌고 있는 상황. 남은 3경기 이후엔 이 기록을 경신할 수 없을지 모른다.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를 몰아넣어 팀 성적과 개인 기록을 모두 챙기고 올 시즌 막바지를 자타공인 ‘역대급 시즌’으로 완성시킬 수 있을까. 울버햄튼전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