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1세 소녀가 반려견들을 구하기 위해 불이 난 집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서 홀로 집에 있던 릴리 베이슬러(11)가 지난 5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6학년 소녀 릴리는 집에서 불이 났을 때 간신히 바깥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곧이어 자신의 반려견들이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망설임 없이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릴리의 이모 로라 알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릴리는 모든 동물을 사랑했다”며 “그걸 생각하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화재 당시 집 밖에는 이웃들이 있었다. 이들은 집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릴리를 뜯어말리려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로라는 “릴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그런 아이”라며 “큰일 난다고 막아서는 이웃들의 손을 뿌리치고 기어코 불이 난 집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결국 강아지들을 구출하겠다며 화마가 집어삼킨 집 안으로 들어간 소녀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릴리는 생후 7개월 된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로라는 “6개월 전 엄마와 단둘이 이 마을로 이사 온 릴리는 밖으로만 돌아다녔다”며 “그러다 강아지들을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집에 꼭 붙어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생후 7개월 된 핏불(강아지 품종 중 하나)이 얼마나 골칫덩어리인지 알지 않냐”며 “그런데 릴리는 그 강아지들을 너무 사랑해서 거의 자기 아기 키우듯 대했다”고 전했다.
새러소타 경찰 측은 “소방당국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과 소녀의 사인을 조사 중”이라며 “소녀는 연기를 흡입해 사망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방당국은 또 “화재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지만 범죄 행위에 의한 화재로는 보이지 않고 자연적으로 발생한 화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릴리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현지에서는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