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 만에 1%대 반등에 성공했지만,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앞으로 국내 증시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 급락했다가, 14일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1.21포인트(1.0%) 오른 3153.3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4.95포인트(1.57%) 오른 966.72에 마감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도 13일 7만원선으로 주저앉았다가 하루 만에 8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4% 상승한 8만100원에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반등은 전날 미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소 진정되며 일제히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29%, 1.22%, 0.72% 반등했다.
코스피가 급락세를 할 때 추가 지수 하락을 방어한 건 개인투자자다. 개인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에서 총 8조37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조5400억원, 1조61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이 아직 ‘현재진행형’인 만큼 이같은 반등이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으며, 향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는데, 향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기정사실화하며 긴축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시장은 연준의 달래기와 긴축을 기정사실화하는 투자자들 간 줄다리기로 전개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지 여부는 향후 통계 데이터를 통한 확인이 필요한 만큼, 경계심을 빠르게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물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경우 최근 상승 모멘텀이 대부분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 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평균 물가 목표제 공식화와 고용시장의 회복이 아직 더딘 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원자재 등의 공급 부족 역시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단기 이슈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