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문재인정부 세 번째 총리이자, 제47대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총리에게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 총리는 국민통합을 취임 일성으로 내걸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더 이상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김 총리가 문재인정부 1기 내각 일원으로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김 총리를 중심으로 마지막 1년을 결속력을 높여 단합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타개하고 경제를 회복하는 데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부처 간 협업을 바탕으로 민간·기업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게 재난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리 배우자에게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캐모마일 꽃다발을 선물했다.
김 총리는 “문재인정부 1기 내각은 팀워크가 좋고 서로 신명을 내서 일했다. 마지막 내각도 원팀이 돼서 대한민국 공동체가 앞으로 가가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 ‘상생·연대 정신이 살아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리는 “이것이 제가 지난 30년간 정치에서 국민통합의 목표”라며 “임기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목표를 이루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를 위해선 정치권부터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리는 오전 출근길에서도 “철저하게 통합을 지향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집값 상승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 사태로 악화한 민심을 달래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부동산 정책에서 더 이상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며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집값 안정 기조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세대에서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월 LH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강력한 투기 근절 방안도 확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총리는 “LH 사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일들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우려가 크다”며 공무원들을 향해 ‘공정’과 ‘투명’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더욱 철저한 방역관리와 신속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도록 총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취임식 첫 일정으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취임식 이후엔 서울 서대문구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찾아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후 서울 종로구 보건소를 방문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김 총리는 백신 접종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낙스필라시스 증상이 나타난다는 분도 있다는데, 저는 그런 건 없었다”며 “가을이면 독감 예방주나를 맞지 않나. 그것과 별 다른 게 없다. 코로나19 공포감 때문에 너무 두려워하시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