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수천만원어치 암호화폐를 횡령해 도박자금으로 활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정수경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지난 11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강북구 한 대부업체에서 자금의 수입·지출을 담당하는 경리직원으로 일하며 가상화폐 이더리움 4300만원어치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대부업체 운영자 B씨가 이더리움을 구매하라며 4차례에 걸쳐 지급한 돈 4300만원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해 보관하던 중 이를 현금으로 환전, 출금한 뒤 도박자금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서 2017년 4월 B씨가 운영하던 다른 대부중개업체에서도 팀장으로 일하면서 직원 급여, 사무실 운영비 명목으로 받은 현금을 몰래 쓴 혐의도 받는다.
그는 회사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채무변제 목적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방식으로 총 6400만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정 판사는 “A씨가 2017년 횡령한 피해 금액 2000만원을 변제하지 않았고 일을 해서 돈을 갚겠다며 B씨 운영 업체에서 다시 일하게 된 뒤에도 횡령 범행을 저질러 이를 도박 자금으로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횡령한 피해 금액이 6300만원으로 상당하지만,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피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는 B씨와 합의 및 피해변제를 위한 기회부여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