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갑작스럽게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 결제 허용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주요 경제 소식을 간추려 전하는 ‘딜북 뉴스레터’를 통해 암호화폐를 둘러싼 머스크와 테슬라의 모순된 행보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머스크는 전날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 소비가 많아 화석 연료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들면서 테슬라 차량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코인 광풍’을 촉발했던 머스크가 갑자기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일제히 급락했다.
NYT는 “비트코인에 따른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다”라며 머스크가 왜 이 시점에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머스크는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몰랐는가, 누가 그에게 이 문제를 충고했는가”라며 지난 2월 테슬라가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을 때 이사회가 과연 기후 문제를 고려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또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굴착 기업 보링 컴퍼니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꼬집으면서 “스페이스X 로켓은 거대한 탄소 방출체이고 보링컴퍼니도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NYT는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전기차에 대한 테슬라의 반품 정책도 고객보다 회사에 유리한 내용이었다면서 소비자보호법 등에 따른 법적 규제를 우려해 비트코인 결제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특히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았는가”라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됐는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트윗) 직전이나 직후의 모든 조치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비트코인 투자분 가운데 2억7200만달러어치를 처분했고, ‘배신자’라는 비판이 나오자 머스크는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 허용 중단을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가진 비트코인 자산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형태로 전환되면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