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냐 백신이냐, 바이러스냐… 치열해지는 속도전

입력 2021-05-13 17:39
전북 장수에서 전통시장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지난 11일 군민들이 군청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과 바이러스의 속도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령층의 접종 사전예약률은 빠르게 오르고 있고 14일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도 시작되지만 신규 확진자 규모 역시 700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3일 0시를 기준으로 전날보다 1차 접종자가 4408명, 접종 완료자가 8만2890명 늘었다고 밝혔다.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 완료율은 전체 인구의 1.5%로 나타났지만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을 시작하는 14일부터 보다 빠르게 오를 전망이다.

고령층의 접종 사전예약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만 70~74세의 예약률은 이날 0시 기준 51.7%로 나타났다. 이보다 나흘 늦게 예약을 시작한 만 65~69세의 예약률도 38.4%까지 올랐다. 방역 당국은 다음달 3일까지 예약을 할 수 있는 만큼 이 수치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어제 아스트라제네카 41만7500명분(83만5000회분)이 들어왔고 화이자 백신도 매주 공급되고 있다”며 “공급보단 접종률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날 0시 기준으로 715명의 확진자가 새로 집계돼 보름 만의 최다치로 나타났다. 확산세는 수도권과 경남권, 충청권을 위주로 나타났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1월부터 14주 연속으로 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60~70%”라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중이용시설 특별방역, 의무적인 선제검사 확대 등 상황에 맞는 특단의 방역대책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가정의 달과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증가세인 개인 간 접촉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말이 지나야 이달 초 늘어난 행사·모임의 여파가 확진자 수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주 새 27.5%로 두 배 가까이 검출률이 높아진 변이 바이러스도 걱정이다. 엄 교수는 “유전체 검사가 완전히 무작위로 이뤄지진 않기에 이를 전체 유행에서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접종률이 높아지기 전에 변이가 널리 유행하면 그만큼 백신 접종의 이익이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모더나 백신은 이날 국내 허가 당국의 두 번째 검증 관문을 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삼중 자문절차 중 두 번째 단계인 중앙약심위원회가 모더나 백신에 대해 품목허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중앙약심은 해당 백신의 임상 3상 결과 예방효과가 94.1%로 나타나 허가 가능한 수준으로 봤다. 백신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9건 보고됐으나 전반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필러 시술을 받은 백신 접종자 2명에게서 얼굴 종창이 나타난 것과 관련해서는 보다 많은 임상 사례가 있어야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