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두고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3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장관 후보자 중 최소한 한 명 정도는 낙마시켜야 한다’고 운을 띄웠는데 누구인지 지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심지어 내부적으로도 박 후보자의 사퇴로 의견이 모이지 않았을까 했던 것이, 며칠 전 민주당 모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한 적 있다”며 “박 후보자도 이번에 논란은 됐지만 1남 1녀의 아버지고 공직 생활을 수십년 해오신 분이기 때문에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한 쪽으로 해결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민주당 내 초선 의원들의 반란에 대해 “일반 사람 30명 의견을 모으기도 힘든데 국회의원 81명의 의견을 자발적으로 모았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 총체적인 기획을 누가 했느냐를 봐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청와대 간의 기싸움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세 장관 후보자 인사를 한 원칙을 밝혔는데 거기에 민주당 초선들이 반기를 들었고 그 압력에 후보자가 사퇴한 모양새가 된 것”이라며 “문제를 이불로 덮은 거지 해결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이 한 명이 자진 사퇴했다고 나머지 후보자의 결격 사유는 눈감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정치적인 문법상으로는 ‘민주당이 성의를 보였다. 동의해줄게’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비논리적”이라며 “민주당이 여성 장관 30%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임 후보자를 살리고 박 후보자를 도와주지 않아 자진 사퇴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쨌든 민주당의 성의를 보인 모양새기 때문에 특히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마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