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얇아지는 성층권…스스로 지구를 고장내는 인류

입력 2021-05-13 15:59
독일의 한 화력발전소가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다. 화력발전 등으로 배출되는 탄소가스는 지구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AP뉴시스

지구 대기에 있는 성층권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논문이 처음으로 발표됐다. 원인으로는 탄소배출과 온실효과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가 꼽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미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체코 등 8개 대학이 지난 40년 동안 성층권이 줄어들고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성층권은 400m 정도 줄어들었다.

논문은 “예측대로라면 기준일로부터 100년이 되는 2080년에는 성층권이 1.3㎞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1980년에서 2018년까지의 성층권 평균 두께에 비해 3.7% 감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층권이 줄어들면 인공위성 운영이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라디오 통신 운용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미국, 유럽 8개 대학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의 일부. 파란색 층이 성층권을 나타내는데,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논문 캡처

성층권은 지구 표면에서 10~60㎞ 상공에 있는 대기층이다.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층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공기가 가열되기 때문에 지표면과 달리 고도가 올라갈수록 기온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탄소배출량이 많아지면서 성층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학계의 중론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후안 아넬 스페인 비고대 교수는 “학계에서는 탄소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성층권이 줄고 있었다는 학설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가 이를 입증했다”면서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가장 극명한 신호이자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폴 윌리엄스 영국 레딩대 교수도 “온실가스 배출이 성층권 수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환경연구저널(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지구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는 끊이지 않고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대량으로 녹으면서 지구의 자전축이 움직였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당시 연구진은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의 무게중심이 이동해 자전축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기후위기로 인해 항공기가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는 확률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났다는 논문도 최근 발표됐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