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잔류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가 향후 2시즌 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다.
UEFA는 12일(현지시간) 레알과 바르셀로나, 유벤투스가 ESL 참가로 UEFA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윤리·징계 조사관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세 구단은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토트넘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AC 밀란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 9개 구단과 함께 유럽 최상위 대회인 ESL의 출범을 선언했다. 선언 직후 축구계의 비판이 이어지자 나머지 9개 구단은 72시간 만에 모두 탈퇴를 선언했지만, 세 구단만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UEFA는 탈퇴한 9개 구단과 지난 7일 ‘클럽 선언’에 서명한 뒤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세 구단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세 구단이 UEFA와 합의하지 않을 경우 징계위원회를 통해 2시즌 간 챔스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UEFA는 규정을 통해 UEFA의 허가 없이 소속 리그·클럽들 간 직·간접적인 연합이나 연맹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세 구단은 맨시티가 지난해 긍융 페어플레이 규정 위반으로 받은 2년 챔스 출전 금지 징계와 비슷한 경로를 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EFA는 앞선 합의에서 ESL에서 탈퇴한 9개 구단을 UEFA 주관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 대신 각 구단으로부터 1300만파운드(약 206억원)의 기부금을 받고, 향후 한 시즌 동안 유럽 클럽대항전 참가로 얻을 수익 분배금 중 5%를 감액해 재분배하기로 했다. 앞으로 UEFA 미승인 대회에 참가할 경우 각각 8700만파운드(약 1383억원)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조항에도 합의했다.
UEFA는 레알·바르샤·유벤투스 세 구단도 ESL에 탈퇴하고 다른 9개 구단과 체결한 합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챔스 출전 금지란 강한 징계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와는 별개로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은 유벤투스에 ESL 고수 시 세리에A에서 제명한다는 압박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세 구단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제 3자의 압박과 위협, 프로젝트를 포기하라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한 상황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