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종합병원서 검체 진단키트 도난…‘허술 관리’ 도마

입력 2021-05-13 13:47

부산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의심자의 검사대상물이 담긴 진단 키트 수십 개를 도난당했다가 경찰이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도둑맞은 키트 속 ‘양성’ 바이러스가 자칫 외부로 확산할 수 있었던 만큼 병원 측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산남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70대 A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수영구에 있는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 32개를 도난당했다. 분실한 키트에는 당일 채취한 코로나19 의심자의 검사대상물이 담겨있었다.

병원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추적에 나서 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한 것으로 판단돼 강력팀을 현장에 출동 시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했고, 70대 여성 A씨가 응급실 출입구 앞에 보관 중이던 키트를 비닐봉지에 담아 가지고 가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적 하루만인 13일 오전 6시 10분쯤 자택에 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가 들고 간 32개의 진단키트는 모두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신속한 대처로 다행히 검체 키트는 무사히 회수했지만, 병원 측의 키트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영구보건소는 이날 해당 병원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행정 조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