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EU 수출확대 위해 대기업과 손잡는다

입력 2021-05-13 10:36 수정 2021-05-13 12:36

광주 남구 임암동 세계김치연구소는 대상㈜, CJ제일제당㈜과 상생 협력을 통한 EU 수출 인증 젓갈 공급 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12일 밝혔다. 중소 김치업체의 수출길을 넓혀주기 위한 상생전략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연구소는 김치 수출과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EU 복합식품 수입규정 개정에 따른 중소 김치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이들 기업과 공동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EU 김치 수출액은 803만 달러로 전체 수출 시장의 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류와 코로나19 영향으로 김치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54% 이상 증가하는 등 크게 늘고 있다.

EU 김치 수출액은 2019년 520만 달러에서 지난해 803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출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EU 복합식품 수입규정이 개정이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동물성 원료를 포함한 복합식품의 경우, 극미량이라고 해도 통관 과정에서 원료 제조시설의 EU 수출작업장등록 인증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연구소는 김치의 경우, 동물성 원료인 젓갈을 사용하기 때문에 EU지역으로 김치를 수출하는 업체는 EU 수출작업장등록 인증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치용 젓갈에 대한 EU 수출작업장 등록이 완료된 업체는 대상과 CJ제일제당에 불과하다.

연구소는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 김치용 젓갈 생산 업체는 EU 수출작업장 등록이 되지 않아 중소 김치 제조업체 EU지역 김치 수출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김치 제조업체·젓갈 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EU 복합식품 수입규정 개정에 따른 김치 수출업체 대응’이라는 주제의 2021년도 제1차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중소 김치 제조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EU 규정 개정에 따른 해결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중소 김치 제조업체들은 “젓갈 업체가 영세하고 EU 복합식품 인증에 걸리는 시간, 비용 등으로 당장 여건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인증된 대기업의 젓갈을 받아 김치를 수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세계김치연구소로부터 비건 김치 조리법이나 젓갈 대체소재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게 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EU 인증 젓갈 생산 설비를 갖춘 대상과 CJ 제일제당에 상생 협력 차원에서 중소 김치 제조업체에 인증 젓갈 공급을 주문했다. 두 기업은 그동안 김치 수출을 위해 공들인 자사의 기술력 유출에도 상관없이 긍정적으로 이에 화답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현재 EU지역 김치 수출을 원하는 중소 김치 제조업체에 EU 인증 젓갈을 제공하기 위한 샘플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든 김치 업체들에 원하는 만큼 충분한 젓갈이 제공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로써 EU 복합식품 수입규정 개정으로 우려된 EU 수출 중단은 다행히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김치연구소 최학종 소장 직무대행은 “상생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는 EU 시장 수출 수요를 더욱 확대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