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명 낙마” 당청 갈등 비화에…靑 “의견 더 듣겠다”

입력 2021-05-12 17:32

장관 후보자 3명 임명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하며 장관 후보자 임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당내에선 12일에도 “모두 임명할 수는 없다”며 후보자 지명철회 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일각에선 청와대와 민주당이 기싸움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오는 14일까지 국회에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을 줄 것을 요청하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금요일까지 국회의 의견을 요청했다. 그때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 송부요청 하루 만에 방침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의견을 더 듣고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14일은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한 기한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다시 국회 의견을 듣겠다고 한 것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통교통부 장관 후보자 3명 전원을 그대로 임명하겠다는 뜻을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1명 이상 사퇴를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 정도로 당의 반발이 심할 줄은 몰랐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임명 움직임에 공개 반발하는 목소리가 전날에 이어 분출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최소한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며 “국민의 요구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뼈를 깎는 심정”이라며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할 수 없어서,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며 1명 이상의 후보자들에 대해 결단할 것을 청와대와 지도부에 촉구했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초선 의원들의 의견이니 당 지도부가 그런 의견도 잘 받아 수렴해서 야당과 협상하고 대화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청와대에 집약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김부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보고서 채택과 연계한 것도 민주당으로선 고민스런 부분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주어진 시간 안에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찾고 있다”며 “총리 인준 문제부터 꼬여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박준영 후보자 낙마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제외한 6개 상임위원장을 야당에게 넘기고, 김부겸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다른 장관들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맞교환하는 안이 거론된다.

박재현 박세환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