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 이어가는 항공업계…“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한숨

입력 2021-05-12 16:58
A380 무착륙 관광비행_호주편. 아시아나항공 제공

항공업계의 ‘코로나 팬데믹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색 콘셉트를 입힌 무착륙 관광비행부터 기내식을 활용한 제품, 반려인구를 겨냥한 서비스 등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업계에선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 ‘호주여행’ 콘셉트의 무착륙 관광비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15, 22, 30일 총 3차례에 걸쳐 운항한다. 이는 지난달 운항됐던 스페인 여행 콘셉트 상품의 연장선으로, 6월에는 대만 여행 콘셉트로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이날 hy(전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랜선여행 푸드박스를 출시했다. hy의 브런치 세트에 제주항공 할인쿠폰과 랜선여행 탑승권을 추가해 1만개 한정으로 제작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기내식 콘셉트의 가정간편식 ‘지니키친 더리얼’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AK&홍대에 승무원이 운영하는 기내식 카페를 오픈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이 글로벌 펫푸드 업체인 ANF와 함께 반려동물 탑승객을 대상으로 ‘날개를 달아줘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펫팸족(pet+family)을 위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지난 10일부터 반려동물 탑승 고객을 대상으로 트래블 키트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부터는 반려동물 전용 기념 탑승권 발급, 기내 반입 가능한 반려동물 무게 확대 등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고객을 위한 티펫(t’pet)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항공업계는 무착륙 관광비행을 김포·김해·대구 등 지방공항으로도 확대하고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을 겸한 무착륙 교육비행 프로그램도 출시하는 등 생존을 위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비행기를 마냥 세워놓기보다는 어떻게든 활용할 방법을 찾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 와중에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공통의 이야기다. 오는 6월 말이면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유급휴직 기간이 종료되면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고용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 업계는 우려한다.

이 때문에 지난 3일 대한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조 등으로 구성된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은 정책 건의문을 통해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180일 추가로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항공 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간 180일 한도로 묶여 있는 유급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되면 항공산업의 고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각 항공사들이 이색 서비스로나마 버티고 있지만 이것도 고용유지지원금이 끊어지면 다 소용이 없어질 것”이라며 “종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항공산업의 업황과 고용 상황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신속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항공노조가 보낸 건의문을 최근 받았다”며 “최대한 빠르게 검토해서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면 바로 공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