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씨 사고 20일만에…원청업체 “안전관리 소홀했다” 사죄

입력 2021-05-12 16:15
고 이선호씨 사고에 사과하는 원청업체. 연합뉴스

지난달 평택항 부두에서 화물 컨테이너 적재 작업을 하다가 숨진 고(故) 이선호씨의 산재와 관련해 당시 공사를 진행한 원청업체가 사고 발생 20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원청업체 ‘동방’ 관계자 20여명은 12일 오후 2시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컨테이너 작업 중 안전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르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며 사과했다.

성경민 동방 대표이사는 “한 가족의 사랑하는 아들이자 삶을 지탱하는 희망이었던 청년이 평택항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며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 앞에 정중한 위로와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항만 터미널의 모든 작업 현황 및 안전관리 사항을 다시 점검하겠다”며 “나아가 안전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적절한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 유사한 안전사고의 재발을 반드시 막겠다”고 전했다.

또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장례 절차 등은 유가족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고 이선호씨 사고에 사과하는 원청업체. 연합뉴스

사과문을 읽은 뒤 성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이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이에 깔려 숨졌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는 배정돼 있지 않았다. 또한 당시 이씨는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씨가 원래 맡았던 업무는 항구 내 동식물 검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씨가 본래 업무와 다른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및 사전 교육 여부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사고 조사와 진상 규명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씨의 장례는 2주 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