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수가 강간…학교는 덮으려 합니다” 청원

입력 2021-05-12 11:24 수정 2021-05-12 12:52

모 대학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대학이 이를 덮으려 한다고 폭로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XX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작성자 A씨는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고자 한다”며 청원글을 시작했다.

A씨는 “저는 같은 XX대학교 동료 교수로서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B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서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적었다.

A씨는 처음 청원 글에서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대학과 피해자 본인 실명까지 모두 공개했다. 이후 청와대가 해당 청원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일반에 공개를 하면서 이름은 가려졌다.

A씨는 “얼마 전까지 XX대학교 부총장이었던 C교수가 같은 센터를 감독하고 있기에 B교수에게 강간을 당하였다고 분리조치를 해 달라고 호소하였으나, 제게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후로는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를 하였다”고 강조했다.

A씨는 “저는 동료 교수를 강간한 B교수를 강간죄로 고소하고, XX대학교 부총장이었던 C교수를 고소했다”면서 “동료 여교수마저 강간한 교수이면 학생들은 얼마나 위험할까 하여 XX대학교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하고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나 XX대학교는 거창하게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뭔가 하는 척만 할 뿐이고, 동료 여교수를 강간한 남자 교수에 대하여 학생들과의 분리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적절한지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여자 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런 정도이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하냐”고 지적했다.

끝으로 A씨는 “숨죽이고 뒤에서 우는 많은 여성들을 대신하여 호소한다. XX대학교는 이렇게 강간을 덮으려고만 하지 마라”며 “XX대가 권력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처사를 감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2일 오전 9시30분 기준 약 5만7000명의 동의를 받았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