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브릿 어워즈’ 불발됐지만…K팝 최초 후보 기록

입력 2021-05-12 07:23 수정 2021-05-12 10:35

영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 ‘브릿 어워즈’에 한국 가수로 처음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이 수상을 이루지는 못했다. 지난해 그룹 부문을 없애 BTS 팬들의 분노를 샀던 브릿 어워즈는 그룹 부문을 다시 부활시켰다. 이번 시상식에선 BTS가 한국 가수로 처음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었다.

현지시각으로 11일 영국 런던 오투(O2) 아레나에서 개최된 ‘브릿 어워즈’ 시상식에서 BTS 수상이 불발됐다.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 트로피는 미국의 3인조 자매 밴드 하임에게 돌아갔다. 이 부문에는 록밴드 푸 파이터스, 힙합 듀오 런 더 주얼스, 포스트 펑크 밴드 폰테인 D.C 등이 함께 겨뤘다.

하임은 지난해 발매한 ‘위민 인 뮤직 파트 3’ 앨범으로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1977년 시작된 브릿 어워즈는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수상 후보는 1000명 이상의 라디오, TV DJ 및 진행자, 방송사 임원, 음반 제작사 대표,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패널의 투표로 선정된다.

영국 출신 아티스트들을 위한 시상식이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해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에게 상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갑작스럽게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을 없애 BTS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올해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이 다시 살아나고 BTS가 후보가 됐다.

올해 브릿 어워즈 시상식은 관객 4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으로 개최됐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실내 음악 공연이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시대 대규모 공연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이벤트 연구 프로그램 일환으로 브릿 어워즈 시상식을 유관객으로 진행키로 했다.

시상식 입장권 2500장은 코로나19 봉쇄 가운데 일해야 했던 런던 지역 의료진 등 필수인력들에게, 나머지는 수상 후보 및 음악계 관계자들에게 할당됐다. 관객들은 코로나19 이전처럼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지만 공연 전후로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

이날 시상식은 영국 출신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신곡 ‘하이어 파워’ 무대로 문을 열었다. ‘범 내려온다’ 안무로 국내 대중에게도 익숙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홀로그램 영상으로 함께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팝 디바 두아 리파, ‘신성’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의 무대가 이어졌고 R&B 스타 위켄드도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엘턴 존과 밴드 이어즈&이어즈의 올리 알렉산더도 합동무대를 펼쳤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글로벌 아이콘 어워드’ 트로피를 안았다.

‘브릿 아이콘’으로도 불리는 이 상을 앞서 수상한 아티스트는 엘턴 존, 데이비드 보위, 로비 윌리엄스가 전부다. 영국 출신이 아닌 여성 아티스트가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두아 리파는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와 ‘올해의 앨범’ 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이밖에 ‘영국 남성 솔로 아티스트’는 래퍼 제이 허스, ‘인터내셔널 여성 솔로 아티스트’는 빌리 아일리시, ‘인터내셔널 남성 솔로 아티스트’는 위켄드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위켄드를 미셸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부인이 화상으로 소개한 대목도 화제를 모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