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미안하다”던 ‘뇌출혈 2살’ 양부, 결국 구속

입력 2021-05-11 21:15 수정 2021-05-11 21:17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살배기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30대 양부가 구속됐다.

수원지법 오대석 영장전담 판사는 11일 오후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며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며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딸 B양(2)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6시쯤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몸 곳곳에서 멍이 발견되자 의료진은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양이 학대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또 “5월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손과 함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B양의 얼굴과 머리 등을 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2018년 서울 관악구 한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뒤 경기도 소재 보육시설로 보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 소지자인 양모가 남편인 A씨와 함께 보육시설 봉사활동을 하던 중 B양을 만나 입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