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소똥 칠하면 코로나 예방? 인도 의학계 경고

입력 2021-05-11 16:43
힌두교 신자들이 지난 9일 인도 아마다바드 외곽의 소 보호소에서 코로나19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똥을 몸에 바른 뒤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내 일부 힌두교 신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온몸에 ‘소똥’을 바르는 행위에 대해 현지 의학계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소똥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과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다른 질병을 퍼뜨릴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의학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11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일부 힌두교 신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거나 회복을 위한 차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소 보호소에 들리고 있다. 이들은 소의 똥과 오줌 등 배설물을 온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보호소에서 소와 포옹하거나 요가 연습을 하고 있다. 배설물이 마르면 우유나 버터 밀크로 몸을 씻어낸다.

이들이 이같은 행위를 하는 이유는 힌두교에서 소가 생명과 땅의 신성한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힌두교 신자들은 소의 배설물에 치료 및 소독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런 믿음 때문에 일부 현지 의사들도 소 보호소에 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두려움 없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도와 전 세계 의학계와 과학자들은 이처럼 입증되지 않은 치료 행위는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을 키울 수 있고,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의학협회장인 JA 자얄랄 박사는 “소의 배설물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구체적인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사람들이 모이면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소의 배설물을 섭취할 수도 있어 건강 문제는 물론 다른 질병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0~40만명대를 오가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약 2268만명이며, 사망자 수는 24만6116명으로 집계돼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 내 실제 확진자 수가 집계된 것보다 5~10배가량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치료 등을 위한 해결방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