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새 백신을 만들기로 합의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백신 대량공급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백신 위탁생산 도입 논의도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생산 여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푸싱(復星·FOSUN) 의약그룹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와 합작회사를 세워 연간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자체개발한 mRNA 방식을 기반으로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일부 기술 이전을 받게 되면 향후 mRNA 방식의 백신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도 백신 생산 시설이 설립되는 등 아시아 지역에 mRNA 백신 생산 거점이 마련되는 분위기다. 바이오엔테크는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동남아시아 지역본부를 설립하고 mRNA 기술을 이용한 백신 생산 시설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에서도 mRNA 백신 생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지난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mRNA 백신 국내 생산과 관련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발표했다.
현재 mRNA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 중 모더나가 국내 위탁생산을 맡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더나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 총괄매니저(General Manager)와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 책임자 채용을 공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국내 mRNA 백신 생산이 기술을 이전하는 위탁생산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모더나는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원료의약품을 자체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기업에 충진과 포장 등만 맡기는 식으로 위탁생산해오고 있다.
국내로 기술을 들여온다 하더라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탁생산 업체 후보군으로 에스티팜, 아이진,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들어지고 있으나 국내 제약사 전반으로 봤을 때 규모가 큰 편은 아니”라며 “기술 이전 여부는 해당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협의가 필요한 대목일듯”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