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서 변이 확산세… “지역별 대응할 때 지났다”

입력 2021-05-10 17:09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울산 울주군의 한 사우나에 군 관계자가 지난 7일 폐쇄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데 지역 단위의 방역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예방접종을 기다리며 현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느려진 접종 속도를 고려하면 자칫 한발 늦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463명 늘어 누적 12만7772명이라고 밝혔다. 주말의 영향으로 41일 만에 가장 적은 하루 확진자가 집계됐다. 정부는 따뜻해진 날씨 덕이 크다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계절적 조건이 같은 일본에선 하루 6000명가량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방역 긴장감이 완화되면 저렇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들어 확산세가 거센 일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변이 바이러스를 경계하며 일제히 ‘방역 조이기’에 들어갔다. 이미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우점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되는 울산에 이어 이날엔 경남 진주도 오는 1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전남에서는 확산세가 심상찮은 전남 여수와 고흥이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 시범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통계상 드러난 국내 변이 바이러스 유행은 지역별 대응으로 막을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이달 1일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직전 주보다 349명 늘어났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17개 시·도 전역에서 늘었다. 11일 새로 발표될 최신 주간 집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변이가 더 퍼지기 전에 신속한 백신 접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신규 백신 1차 접종자는 3명뿐이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백신 물량이 많아지면 주말 접종량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제품을 합친 국내 재고는 약 44만5000명분(89만회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접종 속도를 당장 높일 수 없는 탓에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적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 형성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접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전국 단위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도발 입국자의 시설격리 기간을 현행 7일에서 14일로 늘리고 격리 해제 후에도 능동감시해 인도 변이를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