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 죽었다” 상복 입고 청와대로 향한 유흥업주들

입력 2021-05-10 16:43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청와대까지 유흥주점 집합금지 철회 촉구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흥업소 집합금지 조치가 연장된 가운데 경기·인천 지역 유흥주점 업주들이 서울 영등포구에 모여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산하 경기지회·인천지회 소속 유흥주점 점주 1000여명은 10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부터 청와대까지 도보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청와대까지 유흥주점 집합금지 철회 촉구 행진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행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우리 유흥주점만 죽이는 집합금지 명령 해제하라’ ‘생계형 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 해체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었다.

영업허가증에 검은 띠를 둘러 영정사진처럼 만들거나 상복을 입는 등 ‘상주 퍼포먼스’를 보인 이들도 있었다. 정부의 영업금지 조치로 인해 유흥업소 점주들의 생계가 위태롭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춘길 중앙회장은 “영업금지 조치로 인해 저를 포함한 회원 대부분이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영업을 재개했다가 만약 확진자가 나오면 우리가 감수하겠다는데도 정부는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영육 경기지회장은 “유흥업소가 영업을 안 해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데 왜 유흥업소만 영업을 못하게 하는지 의문”이라며 “유흥음식점은 90%가 생계형 업소로 하루빨리 영업을 재개해야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뉴시스

점주들은 9명씩 18개 조를 구성해 청와대까지 행진한 뒤 그곳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제한 조치 해제’와 ‘손실보상 소급적용’ 등을 주장할 계획이다. 행진은 약 3시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은 청와대에 “수도권 지역에 국한된 무조건적인 집합금지 명령을 그만 중단하고 방역조치 조건부로 영업을 하게 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 지역의 일부 유흥주점에서는 집합금지 조치에 대응해 10일 저녁부터 영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수도권에서는 룸살롱·클럽·나이트클럽 등의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홀덤펍 등 약 1만5000개소가 해당 조치의 영향을 받는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