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51억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고용보험기금이 조기에 바닥나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5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5%(1647억원) 증가했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지출이 지속 늘고 있다”며 “당분간 1조원 전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4조31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70억 원)보다 26.5%(9051억원) 늘었다. 넉 달 만에 1조 가까운 금액이 고용보험기금에서 더 빠져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지급 건수는 60만9000건, 수급자는 57만명 늘었다. 월별 중복 수급자를 포함한 수치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규모는 작년보다 8000명이 확대됐다.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실업급여 예산은 올해 11조3000억원이 책정됐다. 현재 남아 있는 예산은 약 7조원이다. 고용부는 연말까지 매월 8800억원 가량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석 달째 1조원 이상 실업급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실업급여 지급으로 인한 고용보험기금 재정이 더 악화하면 정부가 고용보험료 인상 카드를 조기에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실장은 “기금 고갈 문제라든가 재정 악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 당국과 적극 협의하고 있다”며 “여러 조치를 강구해 실업급여를 주지 못하는 상황은 만들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19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2000명 증가했다. 보건·복지, 과학기술, 공공행정 분야에서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사태로 가입자 증가 폭이 10만명대로 급감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줬다. 숙박음식업 등 대면서비스업은 지난달에도 가입자 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30대 청년층의 고용위기 해법은 안갯속이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2019년 10월부터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달 50대와 60세 이상 가입자는 각각 11만5000명, 21만6000명이 늘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